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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는데, 한 강아지가 낑낑거리며 토를 하고 있었다. 주인분도 어쩔 줄 몰라 하며 등을 쓸어주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안 좋았다. 다행히 금방 괜찮아졌는지 다시 꼬리를 흔들며 걸어갔지만, 한참 동안 그 모습이 마음에 남았다.

문득 궁금해졌다. 강아지들은 왜 토를 하는 걸까? 그리고 그럴 땐 어떻게 해줘야 하는 걸까? 나중에 우리집 강아지(미래의)를 위해, 그리고 비슷한 상황에서 당황할 다른 분들을 위해 미리 공부해두자는 마음으로 자세히 정리해봤다.

강아지는 왜 토를 할까? (자세한 원인들)

사람과 마찬가지로 강아지도 다양한 이유로 토를 한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일시적인 경우도 있지만, 질병의 신호일 수도 있어 잘 구분해야 한다.

1. 일시적이고 괜찮은 경우

  • 급하게 먹어서: 허겁지겁 사료를 먹다가 사레들리거나, 위가 놀라서 토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보통 소화되지 않은 사료 형태 그대로 토한다. 식탐이 많은 강아지들에게 자주 나타나는데, 이럴 땐 식사 속도를 늦춰주는 '슬로우 피더(slow feeder)' 식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공복이 길어져서: 위가 오랫동안 비어 있으면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노란색 위액(담즙)을 토할 수 있다. (공복성 구토) 주로 새벽이나 아침에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저녁 식사 시간을 조금 늦추거나 자기 전에 소량의 간식을 급여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 풀을 뜯어먹고: 강아지들은 속이 더부룩하거나 불편할 때 일부러 풀을 뜯어 위를 자극하고 토를 하기도 한다. 풀 자체에 독성이 없다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제초제나 농약이 묻은 풀은 위험하니 주의해야 한다.
  • 멀미: 사람처럼 차나 배를 탔을 때 멀미로 인해 구토를 할 수 있다. 차를 타기 전에는 가급적 금식을 시키고, 창문을 조금 열어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2. 질병의 신호일 수 있는 위험한 경우

  • 이물질 섭취: 호기심 많은 강아지들이 장난감 조각, 비닐, 돌, 뼈, 심지어 양말 같은 것을 삼키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이물질이 위나 장을 막으면(장폐색) 매우 위험하므로, 구토와 함께 식욕부진,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 음식 문제: 상한 음식을 먹었거나, 기름진 음식을 과다 섭취했을 때, 혹은 갑자기 사료를 바꿨을 때 위가 적응하지 못해 토할 수 있다. 특정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구토를 하기도 한다.
  • 감염성 질환: 파보 바이러스, 홍역, 코로나 장염 등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었을 때 구토는 주요 증상 중 하나다. 특히 어린 강아지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예방 접종이 매우 중요하다.
  • 내부 장기 문제: 췌장염, 신부전, 간 질환, 당뇨 등 다양한 내부 장기 질환의 신호로 구토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 구토 외에 다음다뇨, 체중 감소, 황달 등 다른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구토 색깔로 알아보는 건강 신호

구토물의 색깔은 강아지의 상태를 파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사진을 찍어두면 수의사에게 설명할 때 도움이 된다.

  • 투명한 토 / 하얀 거품: 위액이나 침이 역류한 경우. 공복 상태이거나, 위 운동이 활발하지 않을 때 나타날 수 있다.
  • 노란색 토: 공복 시간이 길어져 담즙이 역류한 경우. 가장 흔한 공복성 구토의 색깔이다.
  • 초록색 토: 풀을 먹었거나, 노란 토가 심해져 담즙이 많이 섞여 나온 경우. 췌장염 같은 질병의 신호일 수도 있다.
  • 갈색 토: 소화된 사료를 토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만약 구토에서 대변 냄새가 난다면 장폐색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한 위장관 출혈의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붉은색 / 분홍색 토: 🚨위험 신호! 식도, 위, 십이지장 등 상부 소화기관의 출혈을 의미한다. 색이 선명할수록 최근에 발생한 출혈이다.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강아지가 토했을 때, 단계별 대처 방법

  1. 침착하게 상태 관찰: 가장 먼저 할 일이다. 구토 후 강아지가 평소처럼 활력이 있는지, 추가 구토는 없는지, 다른 증상은 없는지 1~2시간 정도 침착하게 지켜본다.
  2. 일시적 금식: 위를 진정시키고 추가적인 자극을 막기 위해 4~6시간, 길게는 반나절 정도 사료와 간식을 주지 않는다. 물은 탈수를 막기 위해 조금씩 마실 수 있게 해주되, 물만 마셔도 토한다면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3. 구토물 확인 및 기록: 구토물의 색깔, 점성, 내용물(이물질, 벌레 등)을 잘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둔다. 언제, 몇 번 토했는지도 기록해두면 진료 시 큰 도움이 된다.
  4. 조심스러운 급여 재개: 금식 후 강아지가 괜찮아 보이면, 물을 먼저 조금씩 주고 구토하지 않는지 확인한다. 그 다음, 평소 먹던 사료를 물에 불려 소화하기 쉽게 만든 후, 원래 먹던 양의 1/4 정도로 시작해 조금씩 급여량을 늘려간다.

이럴 땐 무조건 병원으로! (골든타임 놓치지 마세요)

  • 하루에 3번 이상 반복적으로 구토할 때
  • 구토와 함께 설사, 발열, 경련, 복통, 무기력 등 다른 증상을 보일 때
  • 구토물에 피가 섞여 있거나, 날카로운 이물질이 보일 때
  • 초콜릿, 양파, 포도, 사람 약품 등 위험한 것을 먹은 것이 확실할 때
  • 배가 빵빵하게 부어오르거나, 강아지가 명백히 고통스러워 보일 때
  • 물을 마시기만 해도 토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을 때

구토를 예방하는 생활 습관

  • 식습관 관리: 사료를 급하게 먹는다면 슬로우 피더를 사용하고, 공복성 구토를 한다면 식사 횟수를 늘리거나 시간을 조절해준다.
  • 안전한 환경: 강아지가 삼킬 수 있는 작은 물건, 위험한 화학제품, 쓰레기통 등을 강아지 발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한다.
  • 정기적인 건강검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숨어있는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인 것 같다. 강아지는 말을 할 수 없으니, 구토라는 증상을 통해 보내는 몸의 신호를 잘 알아채 주는 것이 큰 병을 막는 길이다.

오늘 마주쳤던 그 강아지도 별일 아니었기를, 지금은 다시 건강하게 산책하고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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