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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늘 그렇듯 출근길에 들을 음악을 고르며 에어팟 프로를 귀에 꽂았다. 그런데 오른쪽 유닛에서 "띠딩-" 하는 배터리 부족 경고음이 들리는 게 아닌가. 밤새 케이스에 넣어뒀는데? 이상해서 아이폰 위젯으로 배터리 상태를 확인해 보니 왼쪽은 100%, 케이스도 넉넉한데 오른쪽 유닛만 1% 상태로 빨간불이 들어와 있었다.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 출근길의 유일한 낙이 사라진 것도 문제지만, '이거 고장인가? 수리해야 하나? 그럼 한쪽만 살 수 있나? 돈 많이 깨지겠는데?' 하는 온갖 걱정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 경우는 아주 간단하게 해결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겪으며 폭풍 검색으로 알게 된 정보들을 나와 같은 분들을 위해 정리해 보려고 한다.
1. 서비스 센터 방문 전, 꼭 집에서 먼저 해볼 것들
수리 비용 몇 만 원(어쩌면 십 몇 만 원)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니 꼭 순서대로 시도해 보자.
가장 중요: 청소, 또 청소!
가장 흔한 원인이자, 가장 해결될 확률이 높은 방법이다. 에어팟 유닛의 충전 단자(은색 링 부분)와 케이스 내부의 충전 단자 사이에 먼지나 이물질이 껴서 접촉 불량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준비물: 면봉, 마른 천 (안경 닦이 등), (선택) 소독용 알코올
- 마른 면봉으로 에어팟 유닛의 검은색 망 부분과 충전 단자 부분을 조심스럽게 닦아준다.
- (핵심) 면봉으로 케이스 내부 깊숙한 곳에 있는 충전 단자를 닦아준다. 생각보다 이물질이 많다. 잘 안 닦이면 면봉에 알코올을 아주 살짝만 묻혀서 닦아내고, 반드시 완전히 말린 후에 유닛을 꽂아야 한다.
- 케이스와 유닛을 마른 천으로 한 번 더 깨끗하게 닦아준다.
내 경우도 바로 이 방법으로 해결됐다. 케이스 안쪽을 면봉으로 닦아보니 까만 먼지가 묻어 나왔고, 청소 후 유닛을 꽂으니 바로 주황색 충전 불이 들어왔다. 정말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두 번째 시도: 에어팟 재설정(리셋)
청소로 해결이 안 됐다면, 소프트웨어적인 오류일 수 있다. 그럴 땐 공장 초기화를 시도해 보자.
- 양쪽 유닛을 모두 케이스에 넣고 뚜껑을 닫는다.
- 30초 정도 기다렸다가 뚜껑을 연다.
- 아이폰의
설정 > Bluetooth
로 가서 내 에어팟 옆의(i)
버튼을 누르고,이 기기 지우기
를 선택한다. - 에어팟 케이스 뚜껑을 연 채로, 케이스 뒷면의 동그란 설정 버튼을 15초 이상 길게 누른다.
- 케이스 전면의 상태 표시등이 주황색으로 몇 번 깜빡이다가 흰색으로 바뀌면 리셋이 완료된 것이다.
- 에어팟을 아이폰 가까이 가져가서 다시 처음처럼 연결한다.
세 번째: 완전 방전된 경우
혹시 충전이 안 되는 쪽 유닛을 케이스 밖에 오랫동안 빼놓은 적은 없는가? 배터리가 완전히 0%로 방전(심방전)되면, 다시 케이스에 넣어도 한동안 충전이 시작되지 않거나 아예 인식이 안 될 수 있다. 배터리를 깨우는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이럴 땐 당황하지 말고, 해당 유닛을 케이스에 꽂아둔 채로 최소 30분 이상 충전기에 연결해두고 가만히 기다려보자. 아주 낮은 전력으로 서서히 회복되면서 어느 순간 충전을 시작할 수 있다.
참고: 최적화된 배터리 충전
가끔 충전이 80%에서 멈춘 것처럼 보일 때가 있는데, 이건 고장이 아닐 확률이 높다. iOS 14부터 추가된 '최적화된 배터리 충전' 기능 때문인데, 사용자의 패턴을 학습해 배터리 수명을 늘리기 위한 똑똑한 기능이다. 이번 경우와는 조금 다르지만 알아두면 좋다.
2. 최후의 보루: 유상 리퍼 비용 알아보기
위의 방법으로도 해결이 안 된다면, 슬프지만 배터리 수명이 다했거나 기기 자체의 고장일 확률이 높다. 이 경우 Apple 서비스 센터에 방문해야 한다.
중요한 점은, 에어팟은 부분 '수리'가 아니라 해당 유닛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걸 보통 '유상 리퍼'라고 부른다.
내가 검색해 본 2024년 기준 비용은 다음과 같았다.
- 에어팟 프로 (1, 2세대) 한쪽 유닛 교체 비용: 130,000원
- AppleCare+ 가입 시: 건당 40,000원의 본인 부담금
한쪽에 13만 원이라니, 정말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거의 새로 사는 값의 절반에 가깝다. 이래서 다들 애지중지 쓰나 보다. 정확한 비용은 모델별로 다를 수 있으니, 방문 전에 Apple 지원 페이지에서 예상 비용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결론
에어팟 한쪽 충전 불량은 생각보다 흔한 증상인 것 같다. 그리고 대부분은 비싼 돈 들여 리퍼 받기 전에 간단한 '청소'만으로도 해결될 수 있다. 그러니 혹시라도 나와 같은 문제를 겪게 된다면, 당황해서 바로 서비스 센터에 달려가지 말고, 차분하게 면봉부터 꺼내 보시길 바란다. 운이 좋다면 13만 원을 아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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