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에 부활한 추억의 포트리스2 블루, 정식 출시 맞을까? (직접 알아봄)

야근 후 맥주 한 캔, 그리고 갑자기 떠오른 그 게임

어느 때와 다름없이 야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맥주 한 캔을 땄다. 유튜브를 보며 멍하니 있는데, 알고리즘이 웬 포트리스2 영상을 눈앞에 대령했다. '탱크~ 쏴!' 하는 효과음과 함께 각도를 재고 바람을 계산하던 그 시절. 초등학생 때 친구들과 PC방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즐기던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아, 진짜 재밌었는데... 지금도 할 수 있으려나?'

문득 든 생각에 곧바로 스팀(Steam)을 켜고 'Fortress 2'를 검색했다. 설마 있겠어? 그런데, 있었다. 'Fortress 2 BLUE'라는 이름으로. 심장이 잠시 두근거렸다. 내 추억의 게임이, 2025년에 스팀에 떡하니 존재하다니. 당장 '설치' 버튼을 누르려던 찰나, 무언가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

반가움도 잠시, 낯선 개발사와 퍼블리셔

개발 및 배급: JUNEI (HONG KONG) CO., LIMITED.

홍콩? 내가 알던 포트리스의 개발사는 분명 'CCR'이었는데. 머릿속에 온갖 의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거 혹시 정식 라이선스도 없이 추억을 팔아 돈을 벌려는, 소위 '짝퉁' 게임은 아닐까? 특히 요즘같이 개인정보에 민감한 시대에, 개발자로서 정체불명의 클라이언트를 내 PC에 까는 건 영 찝찝한 일이었다.

결국 나는 설치 버튼 대신, 이 게임의 정체를 파헤쳐 보기로 결심했다.

추적 시작: 나무위키와 스팀 평가를 뒤지다

먼저 가장 공신력 있는(?) 정보 소스인 나무위키의 '포트리스2' 문서를 정독했다. 역시나 IP(지식재산권)의 역사가 꽤나 복잡했다. 개발팀의 이탈, 여러 후속작의 등장과 실패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리고 마침내 결정적인 단서를 찾았다.

"2024년 9월 30일, 중국판 '포트리스2'가 스팀에서 재오픈되었으며, 이는 CCR과 포트리스M 측에서도 정식 게임 출시임을 확인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행히도 이 게임은 CCR로부터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공식' 출시작이 맞았다. 한숨 돌렸다. 내 추억이 중국산 짝퉁으로 더럽혀지는 일은 없겠구나.

안심하고 스팀 페이지의 사용자 평가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 140여 개의 평가 중 71%가 긍정적이었다.

긍정적인 평가들은 대부분 나와 비슷했다.
"추억이 새록새록 돋는다", "이게 얼마 만이냐", "친구랑 하니 재밌다" 등, 게임의 귀환 자체를 반기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부정적인 평가도 만만치 않았다.
"최근 업데이트로 UI가 너무 불편해졌다", "과금 유도(P2W)가 보인다", "서버 핑이 불안정하다", "예전의 그 감성이 아니다" 등, 게임의 현재 퀄리티와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특히 최근 진행된 UI 업데이트에 대한 불만이 유독 많아 보였다. 추억은 추억이고, 현재의 게임 플레이 경험은 또 다른 문제인 셈이다.

 

결론: 설치할 것인가, 말 것인가?

 

모든 조사를 마친 지금, 내 결론은 '일단 보류'다.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공식 게임이라는 점은 정말 다행이고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스팀 평가에서 보이듯, 현재 게임의 완성도나 운영이 썩 매끄럽지는 않은 것 같다. 특히 UI 변경과 같은 이슈는 게임 플레이 경험에 치명적일 수 있다.

예전의 그 순수한 재미를 기대했다가, 요즘 모바일 게임에서 흔히 보이는 과금 모델과 불편한 인터페이스에 실망하고 싶지는 않다.

일단은 스팀 '관심 목록'에만 담아두고, 최근 업데이트에 대한 불만이 잦아들고 게임이 좀 더 안정화되었다는 평가가 보이면 그때 한번 플레이해볼 생각이다. 추억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겨두는 것도 좋은 방법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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