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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에게 맥북 저장 공간은 언제나 전쟁이다. Xcode에, 각종 개발 도구에, 도커 이미지까지 설치하다 보면 1TB도 부족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오늘도 어김없이 '저장 공간이 거의 찼다'는 무시무시한 알림을 받았다.
"아니, 또? 뭘 지워야 하나..."
한숨을 쉬며 [저장 공간 관리]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앱이나 문서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녀석이 있었다. 바로 '시스템 데이터'. 무려 200GB가 넘는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으니 지울 수도 없고, 답답할 노릇이었다.
이거 완전 미스테리 아닌가. 그래서 오늘은 이 '시스템 데이터'라는 녀석의 정체가 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놈이 차지한 내 소중한 SSD 공간을 되찾을 수 있는지 직접 파헤쳐 보기로 했다.
'시스템 데이터'의 정체는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macOS가 딱히 분류하기 애매한 모든 파일을 욱여넣은 '잡동사니 서랍' 같은 개념이다. 예전 macOS에서는 '기타(Other)'라고 불리던 항목이 이름을 바꾼 것이다. 여기에는 대략 다음과 같은 파일들이 포함된다.
- 캐시 파일: 앱이나 시스템이 더 빨리 작동하기 위해 임시로 만들어두는 데이터들. (예: 웹 브라우저 캐시, 앱 내부 캐시 등)
- 로컬 Time Machine 스냅샷: Time Machine 백업용 외장 하드가 연결되지 않았을 때, 만약을 위해 맥북 자체에 임시로 저장해두는 백업 파일. (이 녀석이 주범일 확률이 매우 높다.)
- 임시 파일 및 로그: 앱이나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생성하는 임시 파일이나 활동 기록.
- 오래된 iOS/iPadOS 백업: 예전에 Finder(구 iTunes)를 통해 맥에 백업해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백업 파일.
- 가상 머신(VM) 파일 및 디스크 이미지: Parallels, VMWare 같은 가상 머신 파일이나 다운로드한 .dmg 파일들.
문제는 이 '시스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계산되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파일이 지워져도 한참 뒤에야 용량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명확한 경로 없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사용자가 직접 관리하기 어렵게 만든다.
시스템 데이터 용량, 직접 줄여보자 (feat. 터미널)
자, 이제 범인의 정체를 알았으니 소탕 작전에 들어갈 시간이다. 몇 가지 방법을 순서대로 시도해봤다.
1단계: 가장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재부팅'
믿기지 않겠지만, 가장 간단한 해결책은 재부팅이다. 재부팅 과정에서 시스템은 불필요한 임시 파일과 캐시를 일부 정리한다. 이것만으로도 몇 GB 정도는 쉽게 확보될 수 있다. 밑져야 본전이니 일단 재부팅부터 해보자.
2단계: 주범 검거 - 로컬 Time Machine 스냅샷 삭제
만약 Time Machine을 사용한다면, 이 녀석이 용량 문제의 90% 주범일 가능성이 높다. 외장 하드 없이 맥북을 사용하면 macOS는 자체적으로 SSD에 백업 스냅샷을 차곡차곡 쌓아둔다. 이걸 지워줘야 한다.
터미널(Terminal) 앱을 열고 아래 명령어를 차례대로 입력하자.
저장된 로컬 스냅샷 목록 확인
tmutil listlocalsnapshots /
이 명령어를 치면
com.apple.TimeMachine.2025-09-18-103000.local
같은 형식의 목록이 뜰 수 있다. 이게 바로 내 맥북에 저장된 백업 파일들이다.로컬 스냅샷 삭제
tmutil deletelocalsnapshots /
이 명령어를 입력하면 저장된 모든 로컬 스냅샷을 한 번에 삭제한다. 특정 날짜만 지정해서 지울 수도 있지만, 그냥 한 번에 싹 지우는 게 속 편하다. (외장 하드에 있는 실제 백업은 지워지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나의 경우, 이 명령어 한 방으로 무려 120GB를 확보했다. 속이 다 시원해졌다.
3단계: 묵은 때 벗기기 - 캐시 파일 삭제
다음은 앱과 시스템이 남겨둔 캐시 파일이다. 이건 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Finder를 열고 메뉴 막대에서 [이동] > [폴더로 이동...]을 선택한 뒤, 아래 경로들을 각각 입력해서 이동하자.
~/Library/Caches
/Library/Caches
이 두 폴더 안에 있는 파일과 폴더들을 삭제하면 된다. 주의할 점은 Caches 폴더 자체를 지우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있는 내용물만 지워야 한다는 것. 불안하다면 바로 삭제하지 말고 휴지통으로 옮긴 뒤, 몇 시간 사용해보고 문제가 없으면 휴지통을 비우는 것을 추천한다.
4단계: 숨겨진 용량 도둑 - 디스크 분석 앱 활용
위의 방법들을 모두 써도 여전히 용량이 부족하다면, 전문 분석 앱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어떤 파일과 폴더가 용량을 많이 차지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앱들이다.
- GrandPerspective: 용량을 차지하는 파일을 네모난 블록으로 보여준다. 무료.
- DaisyDisk: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앱. 유료지만 인터페이스가 매우 직관적이고 예쁘다. 어떤 파일이 문제인지 바로 알 수 있다.
이런 앱을 돌려보면 내가 까맣게 잊고 있던 거대한 동영상 파일이나, 테스트용으로 설치했다 지운 앱의 찌꺼기 파일들을 발견할 수 있다.
결론: '시스템 데이터'는 관리 대상이다
'시스템 데이터'는 더 이상 정체불명의 대상이 아니다. 약간의 관심만 가지면 충분히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다. 특히 개발자라면 Time Machine 로컬 스냅샷과 각종 캐시 파일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오늘 알려준 방법들, 특히 터미널을 이용한 스냅샷 삭제는 꼭 기억해두자. 답답했던 맥북 용량 문제에 한 줄기 빛이 될 것이다. 이제 다시 맘 편히 코딩하러 가야겠다.
#macOS #시스템데이터 #맥북용량 #저장공간관리 #TimeMachine #캐시삭제 #맥북꿀팁 #개발자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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