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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에게 웹 브라우저는 단순한 인터넷 창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연장이자 일터다. 맥북을 사용하면서 오랫동안 '브라우저 유목민'으로 살았다. 애플 생태계의 심장인 '사파리'부터 개발자들의 표준처럼 여겨지는 '크롬', 그리고 꿋꿋한 매니아층을 가진 '파이어폭스'까지. 각각의 브라우저를 메인으로 사용하며 느꼈던 장단점과, 결국 내가 왜 마이크로소프트의 '엣지'에 정착하게 되었는지 그 여정을 풀어보려 한다.
1. 애플의 심장, 사파리 (Safari)
맥북을 처음 켜면 자연스럽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브라우저다.
- 장점:
- 미친 최적화와 배터리: 역시 애플이 만든 브라우저답게 맥OS와의 통합과 최적화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동일한 작업을 해도 다른 브라우저에 비해 월등히 적은 배터리를 소모하는 것이 체감된다. 노트북을 들고 외부에서 작업하는 일이 잦다면 정말 큰 장점이다.
- 빠릿한 속도와 부드러움: 페이지 로딩 속도나 스크롤링의 부드러움은 단연 최고 수준이다. 트랙패드로 스크롤할 때의 그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은 사파리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
-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은 브라우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지능형 추적 방지(ITP) 기능은 알아서 웹사이트의 추적을 막아주어 든든하다.
- 단점:
- 아쉬운 확장 프로그램 생태계: 크롬에 비하면 확장 프로그램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개발에 필요한 여러 도구들이나 편리한 확장 기능들을 찾기 어렵거나, 있더라도 업데이트가 늦는 경우가 많다.
- 개발자 도구의 불편함: 크롬 개발자 도구에 익숙해져 있다면 사파리의 개발자 도구는 여러모로 불편하게 느껴진다. 기능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직관성이나 편의성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 가끔 보이는 호환성 문제: 웹 표준을 잘 지키지만, 가끔 특정 사이트나 웹 애플리케이션에서 레이아웃이 깨지거나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국내 웹 환경에서는 더 그렇다.
2. 개발자의 표준, 구글 크롬 (Google Chrome)
한때 나의 메인 브라우저이자, 아마 지금도 가장 많은 개발자들이 사용하고 있을 브라우저.
- 장점:
- 압도적인 확장 프로그램 생태계: '이런 것도 있을까?' 싶은 기능의 확장 프로그램은 웬만하면 다 있다. 개발 생산성을 높여주는 수많은 도구들을 마음껏 쓸 수 있다는 것은 대체 불가능한 장점이다.
- 강력한 개발자 도구: 현존하는 브라우저 중 가장 강력하고 사용하기 편한 개발자 도구를 제공한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라면 크롬 개발자 도구 없이는 일이 불가능할 정도.
- 완벽에 가까운 호환성: 시장 점유율 1위 브라우저답게, 크롬에서 안 돌아가는 사이트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 단점:
- 악명 높은 메모리, 배터리 소모: '메모리 잡아먹는 괴물'이라는 별명은 괜히 생긴 게 아니다. 탭 몇 개만 열어놔도 시스템 리소스를 엄청나게 차지하며, 맥북의 배터리를 쭉쭉 빨아먹는다. 팬이 굉음을 내며 돌기 시작하면 범인은 십중팔구 크롬이다.
- 개인정보에 대한 찝찝함: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면, 내 검색 기록과 사용 패턴이 고스란히 구글에 수집되고 있다는 찝찝함을 지울 수 없다.
3. 자유의 상징, 파이어폭스 (Firefox)
오픈소스와 개인정보 보호를 중시하는 사용자들의 굳건한 지지를 받는 브라우저.
- 장점:
-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크롬과 달리 사용자 데이터 수집에 의존하지 않으며, 추적 방지 기능이 매우 강력하다.
- 준수한 성능과 리소스 관리: 크롬보다 가볍고, 사파리만큼은 아니지만 꽤 괜찮은 리소스 관리 능력을 보여준다.
- 컨테이너 탭: 여러 계정을 동시에 로그인하거나, 개인적인 용도와 업무 용도의 탭을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는 '컨테이너 탭' 기능은 파이어폭스만의 킬러 기능이다.
- 단점:
- 미묘한 호환성 문제: 점유율이 낮다 보니 아주 가끔, 정말 가끔 웹사이트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가 있다.
- 살짝 이질적인 UI: 맥OS에 완벽하게 녹아든다는 느낌보다는, 파이어폭스만의 독자적인 디자인을 고수하는 느낌이 강하다.
4. 나의 최종 선택,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Microsoft Edge)
"맥북에서 굳이 윈도우 만들던 회사 브라우저를?" 처음에는 나도 이런 편견을 가졌다. 하지만 속는 셈 치고 써본 엣지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 크롬의 장점은 그대로, 단점은 개선: 엣지는 크롬과 동일한 크로미움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크롬의 모든 확장 프로그램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웹 호환성도 동일하며, 개발자 도구 역시 거의 똑같다. 그런데 놀랍게도 크롬의 고질병인 메모리 및 배터리 소모 문제는 훨씬 덜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적화 기술이 들어간 덕분인지, 체감상 사파리 다음으로 가볍고 쾌적했다.
- 엣지만의 편리한 기능들:
- 세로 탭: 가로로 길어지는 탭바 대신, 화면 왼쪽에 세로로 탭 목록을 볼 수 있는 기능은 정말 혁신적이다. 수많은 탭을 열어놓고 작업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탭 제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생산성이 엄청나게 올라간다.
- 컬렉션: 웹서핑 중 찾은 자료나 링크, 이미지들을 주제별로 쉽게 모아둘 수 있는 기능이다. 나중에 참고할 자료를 정리해두기에 매우 유용하다.
- 프로필 관리: 개인용, 업무용 등 프로필을 분리하여 사용하기가 크롬보다 훨씬 직관적이고 편리하다.
결론: 최고의 조합을 찾아서
나의 결론은 명확했다. 엣지는 크롬의 강력한 기능과 호환성, 확장 프로그램 생태계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사파리의 장점인 최적화와 가벼움을 상당 부분 구현해 낸 브라우저다. 여기에 세로 탭과 같은 엣지만의 킬러 기능까지 더해지니, 더 이상 다른 브라우저를 기웃거릴 필요가 없었다.
물론 지금도 가끔 웹페이지 결제처럼 중요한 작업에는 가장 안정적인 사파리를 사용하고, 파이어폭스의 컨테이너 탭이 그리울 때도 있다. 하지만 개발과 자료 조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력 작업은 이제 모두 엣지에서 이루어진다.
혹시 나와 같이 맥북에서 쓸만한 브라우저를 찾아 헤매는 유목민이 있다면, 편견을 버리고 딱 일주일만 엣지를 메인으로 써보길 권한다. 아마 생각지도 못했던 만족감을 얻게 될 것이다.
#맥북브라우저 #엣지 #크롬 #사파리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추천 #개발자 #macOS #Edge #Chrome #Saf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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