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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해고는 왜 반복될까? 개발자가 본 구조적 원인과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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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켜면 빅테크 해고 소식이 끊이질 않는다. 아마존이 1만 6천명을 자르고 추가로 1만 4천명을 더 줄인다고 하고, 메타는 전체 인력의 20%를 감축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20%면 진짜 엄청난 숫자다. 주변에서도 "너는 괜찮아?" 라는 안부 인사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분위기고, 솔직히 나도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러다 유튜브에서 Joma의 영상 하나를 봤는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 뼈를 때려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해고는 모든 사람이 최적의 합리적 판단을 했기 때문에 일어난다"는 거다. 아무도 잘못한 게 없는데, 그 결과가 해고라니. 좀 씁쓸하지만, 곱씹어보면 정말 그런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fv8zpYI9n6s&t=1s

 


"AI 때문이다"는 절반만 맞는 이야기

요즘 해고 뉴스마다 빠지지 않는 키워드가 AI다. "AI가 사람을 대체하고 있다", "AI 때문에 개발자도 위험하다" 같은 말들. 틀린 말은 아니다. AI가 해고의 자연적인 사이클을 가속화하는 건 맞다. 하지만 Joma의 말처럼,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다.

해고는 경쟁이 치열한 산업이라면 어디서든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다. 그리고 IT 산업은 이 세상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 중 하나다. AI가 없었어도 해고는 있었을 거고, AI가 있으니까 좀 더 빨라진 것뿐이다.

죄수의 딜레마, 수천 명이 참여하는 버전

Joma가 이걸 "수천 명의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죄수의 딜레마"에 비유한 게 인상 깊었다. 모든 관련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데, 그 합리적인 선택들이 모이면 결국 해고라는 결과가 나온다는 거다.

경영진이 과잉 채용한 게 멍청한 거 아니냐고? 아니다. 매니저가 팀 관리를 못한 거 아니냐고? 그것도 아니다. 다 자기 입장에서 최선의 수를 뒀다. 그런데 웃긴 건, 시간을 되돌려서 다시 한다고 해도 결국 똑같은 선택을 할 거라는 점이다. 해고도 똑같이 일어날 거고.

이 부분에서 좀 소름이 돋았다. 왜냐면 나도 개발자로서 회사를 고를 때 연봉이 높은 곳, 복지가 좋은 곳을 우선적으로 봤으니까. 내가 바로 그 "합리적 판단"을 하는 수천 명 중 한 명이었던 거다.

빠른 채용의 함정: 인재 밀도가 떨어지는 순간

회사가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빨리 성장해야 하고, 빨리 성장하려면 사람을 빨리 뽑아야한다. 그런데 빨리 뽑으려면? 채용 기준을 낮출 수밖에 없다. 최고의 인재만 기다릴 여유가 없으니까.

넷플릭스의 사례가 재밌었다. 넷플릭스는 인재 밀도를 극도로 높게 유지하는 걸로 유명하다. 최고 수준의 인재만 뽑고, 관리를 최소화하고, 자율적으로 일하게 한다. 근데 이게 가능했던 이유가 뭐냐면, 초기 넷플릭스는 사실상 경쟁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HBO나 디즈니+가 나오기 전, 유일한 스트리밍 서비스였으니까 천천히 좋은 사람만 골라 뽑을 여유가 있었던 거다.

하지만 경쟁이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경쟁사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 "우리는 좋은 인재만 기다리겠습니다" 하면? 그건 그냥 죽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다. 코드 퀄리티가 아무리 좋아도, 시장 점유율을 뺐기면 끝이다. 그래서 다들 사람을 마구 뽑는다.

코로나 때를 떠올려보면 딱 그랬다. 갑자기 모든 사람이 집에서 테크 제품을 쓰기 시작했고, 그 수요를 잡으려고 아마존이랑 메타는 3년만에 인원을 두 배로 늘렸다. 안 뽑으면? 사람들이 유튜브 대신 페이스북을 쓰고, AWS 대신 Azure를 쓸 테니까.

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만드는 조직의 비효율

여기서 진짜 재밌는 지점이 나온다. 회사가 커지고 상장까지 하면, 내가 하는 일이 회사의 성공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해진다. 주식을 받아도 내 업무 성과와 주가는 거의 관계가 없고, 결국 출근하고 퇴근하고 하루를 버티는 게 현실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런 계산을 하게된다. "회사에 진짜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아서 3배 더 힘들게 일해봤자, 보너스가 15% 더 나올까 말까인데... 그게 과연 의미가 있나?" 당연히 없다. 차라리 안정적인 포지션을 잡고 적당히 성과를 내는 게 합리적이다.

나도 솔직히 이 생각을 안 해본 적이 없다. 회사에서 진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과, 현실적으로 나에게 가장 유리한 전략 사이에서 갈등하는 건 모든 직장인의 숙명 아닐까. Joma가 "커리어 아비트라저(Career Arbitrageur)"라고 부르는 부류가 있는데, 순전히 돈을 보고 테크 업계에 들어온 사람들이다. 90년대엔 투자은행, 2000년대엔 컨설팅, 지금은 IT. 능력도 있고 합리적이지만, 일 자체에 대한 열정은 없다. "만약 연봉이 교사 수준이라면 그래도 이 일을 할 건가?" 라는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한다면, 바로 이 부류에 속하는 거다.

솔직히 이 질문 앞에서 자신있게 "네"라고 답할 수 있는 개발자가 몇이나 될까. 나도... 글쎄, 좀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연기와 거울: 회사가 누가 진짜인지 모르는 이유

회사가 커지면 관료주의, 성과 평가, 목표 설정 같은 관리 시스템이 생긴다. 이게 다 직원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장치인데, 문제는 이런 시스템 자체가 게임의 대상이 된다는 거다.

성과 평가를 잘 받으려고 실제로 임팩트가 큰 일을 하는 대신, 임팩트가 커 보이는 일을 하는 사람이 생긴다. 팀 규모를 부풀리고, 자기 스코프가 얼마나 복잡한지를 과장하고, 크레딧을 가져오는 데 에너지를 쏟는 매니저도 있다. 측정 가능한 모든 지표는 조작 가능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최소 저항의 경로를 찾아 그 지표를 해킹한다.

Joma가 예시로 든 게 웃기면서도 슬펐다. "요즘 회사에서 AI 사용량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생산성의 지표라고 생각하니까. 그러면 뭘 하면 되냐? 매일 아침에 AI한테 아무 질문이나 많이 던져라. 쓸데없는 코드라도 AI로 작성해라." 이게 진짜 현실이라니.

결국 회사는 진짜 높은 ROI를 내는 사람과 연기와 거울(smoke and mirrors)로 높은 ROI처럼 보이게 하는 사람을 구분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리셋 버튼을 누르는 거다. 그게 해고다.

케이블 비유가 너무 와닿았다

영상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비유가 있다. 컴퓨터 뒤에 케이블이 엉켜있는데, 어떤 건 필요하고 어떤 건 쓸데없는 건지 모르는 상황. 하나하나 추적하면서 불필요한 걸 뽑는 것보다, 그냥 전부 뽑아버리고 필요한 것만 다시 꽂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거다.

해고가 딱 그거다. 수술적으로 누가 좋고 누가 나쁜지 일일히 파악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든다. 차라리 한 번에 쓸어버리고, 실수로 잘린 사람은 다시 데려오는 게 낫다는 판단. 잔인하지만 효율적이다. 그리고 효율성은 기업의 언어다.

개발자로 일하면서 이런 구조 안에 있다는 걸 인지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것 같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내 팀이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다면 해고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내가 평범해도 수익을 직접 만드는 팀에 있으면 살아남을 수 있다.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포지셔닝의 문제라는 거다.

그래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Joma는 두 가지 방향의 전략을 제시한다.

원칙적 매크로 전략 (진짜 ROI를 높이는 법)

첫째, 과대평가 되지 마라. 억지로 승진해서 자기 실력 이상의 연봉을 받으면 타겟이 된다. 항상 불안하고, 번아웃 되기 쉽고, 스킬을 키우는 대신 승진 게임에만 올인하게 된다. 승진을 요청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라는 조언이 꽤 현실적이다.

둘째, 돈을 버는 팀에 가라. 광고, AWS, 수익화 관련 팀들은 해고 대상이 되기 어렵다. 회사에 돈을 벌어다주는 게 명확하니까. 대신 이런 팀은 보통 빡세다. 방향이 명확하니까 리드가 정확히 얼마나 짜낼 수 있는지 알고 있다. "그 팀은 절대 가지마, 24시간 일시킨다" 같은 소문이 도는 팀이 오히려 해고에서는 안전한 팀이라는 아이러니.

셋째, 임팩트를 높여라. AI를 써라. 지금 AI를 안 쓰고 코딩하는 건, 계산기가 있는데 손으로 계산하는 것과 같다. 동의한다. 나도 요즘 Claude나 코파일럿 없이 개발하는 게 상상이 안 된다. AI를 쓰는 사람과 안 쓰는 사람의 아웃풋 차이는 점점 벌어질 거고, 그 차이가 해고 리스트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전술적 마이크로 전략 (광학적 illusion)

이건 진짜 ROI를 바꾸는 게 아니라, 좋아보이게 만드는 전략이다.

  • 나를 좋아하는 매니저를 골라라. 결국 해고 리스트에 대한 인풋은 매니저한테서 나온다.
  • 과하게 소통하고, 과하게 어필해라. 프로젝트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얼마나 임팩트가 컸는지 소리를 질러라. 숲에서 나무가 쓰러져도 아무도 안 들으면 쓰러진 거 아닌 것처럼.
  • 허영 지표를 파악하고 최적화해라. 회사가 뭘 보고 있는지 알아내서 그걸 맞춰라.

근데 Joma가 마지막에 날린 한마디가 핵심이다. 이런 마이크로 전략을 쓰는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그게 바로 해고가 일어나는 이유가 된다. 진짜 일을 하는 대신 살아남기 위한 게임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회사는 결국 리셋 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다. 완벽한 순환 구조다.

영상을 보고 나서 든 생각

이 영상을 보고 나서 한동안 생각이 많았다. 나는 어디에 서 있는 걸까?

솔직히 말하면, 나도 "합리적인 판단"을 하면서 살아왔다. 연봉 높은 곳을 찾고, 안정적인 포지션을 원하고, 적당히 성과를 내면서 워라밸을 지키려고 했다. 그게 나쁜 건 아니다. Joma 말대로 모두가 그렇게 하고 있고, 그게 합리적이니까.

하지만 이 영상이 던지는 진짜 메시지는 다른 데 있는 것 같다. 이 시스템 안에서 마이크로 전략만으로 버티는 건 결국 한계가 있다는 거다. 해고의 파도가 올 때마다 광학적 착시로 살아남을 수는 있겠지만, 진짜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언젠가는 걸리게 되어 있다.

그래서 결국은 매크로 전략이 답이다. 진짜 실력을 키우고, AI를 적극 활용해서 아웃풋을 높이고, 회사에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는 거. 뻔한 결론 같지만, 이 영상을 통해 "왜" 그래야 하는지의 구조를 이해하게 된 것 같다. 단순히 "열심히 해야지"가 아니라, 시스템의 구조 자체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 거니까.

그리고 한 가지 더. "나쁜 사람은 없다"는 Joma의 말이 계속 머리에 맴돈다. 경영진도 매니저도 직원도 다 자기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가 해고라는 게 좀 비극적이긴 하지만, 그게 자본주의의 리얼리즘이 아닐까. 적어도 이 구조를 이해하고 있으면, 해고를 당하더라도 "내가 뭘 잘못한 거지?" 라는 자책은 좀 덜 할 수 있을것 같다.

오늘도 코드를 짜면서 생각한다. 나는 진짜 가치를 만들고 있는건가, 아니면 그렇게 보이려고 애쓰고 있는 건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만으로도, 이 영상은 충분히 볼 가치가 있었다.


참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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