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개발자 커뮤니티든 유튜브든, 바이브 코딩(Vibe Coding) 이야기가 안 나오는 곳이 없다. AI한테 대충 말하면 앱이 뚝딱 나온다는 그 마법 같은 이야기. 나도 솔직히 처음 들었을 때는 꽤 설레기도 했다. 커서(Cursor)나 클로드 코드(Claude Code) 같은 도구들 써보면서 "오, 이거 진짜 생산성 미쳤다"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니까.
근데 최근에 Stefan Mischook이라는 베테랑 개발자의 유튜브 영상을 하나 봤는데, 제목이 "Vibe Coding Problems are Popping Up"이었다. 바이브 코딩에 문제가 터지고 있다는 거다. 현업에서 개발하는 사람으로서 공감 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정리겸 내 생각을 좀 적어보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PZ_IMF-qzHc
회사들이 바이브 코딩을 막고있다?
영상 도입부에서 "우리 회사가 바이브 코딩을 차단한다(blocking)"는 이야기가 나온다. 결론부터 말하면, 완전히 금지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제한하고, 통제하고, 특정 방식의 바이브 코딩에 대해 푸시백(push back)을 주고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게 특정 회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업계 전반적인 흐름이라는 게 좀 충격이었다.
왜 이런 흐름이 생겼냐면, 결국 비개발자들이 바이브 코딩을 하면서 만들어내는 'AI 슬롭 코드(AI Slop Code)' 때문이다.
80% 문제: 반쯤 왔으면, 아무데도 안 온 거다
영상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바로 이 "80% 문제"다.
바이브 코딩으로 앱을 만들면 처음에는 진짜 잘 된다. 속도도 빠르고, 뭔가 척척 만들어지는 느낌이다. 문제는 80% 정도 완성되었을 때 찾아온다. 나머지 20%가 안 된다. 아무리 프롬프트를 바꿔보고, 다시 시도해봐도 마지막 20%를 넘을 수가 없다.
Stefan은 이걸 이렇게 표현한다.
"If you're halfway there, you're nowhere."
반쯤 왔으면, 넌 아무데도 안 온 거다.
이거 진짜 뼈 때린다. 경험 있는 개발자라면 다 아는 사실인데, 앱 개발에서 처음 50
70%를 만드는 건 상대적으로 쉽다. 진짜 어려운 건 마지막 10
20%다. 엣지 케이스 처리, 에러 핸들링, 퍼포먼스 최적화, 보안... 이런 것들이 거기에 몰려있으니까.
내 주변에도 비개발자 친구가 "나 앱 하나 만들었어!" 하고 보여줬는데, 써보면 뭔가 미묘하게 안 되는 부분이 계속 있었다. 로그인하면 가끔 세션이 날아간다든지, 특정 입력값 넣으면 화면이 멈춘다든지. 그 친구도 결국 "여기서 더 못 고치겠다"고 했다. 전형적인 80% 문제였던 거다.
초기 PHP 시대의 데자뷰
영상에서 재밌는 비유가 나온다. 지금의 바이브 코딩 상황이 초기 PHP 시대랑 똑같다는 거다.
2000년대 초반 PHP가 엄청 유행했을때, 프로그래밍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대거 PHP로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일단 돌아는 갔다. 근데 SQL 인젝션 취약점 투성이에, 보안 구멍은 여기저기 뚫려있고, 유지보수는 사실상 불가능한 코드들이 쏟아져 나왔다. PHP가 한동안 "그 언어"로 취급받았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거였다.
지금 바이브 코딩으로 만들어지는 앱들이 정확히 그 상황을 재현하고 있다는 거다. 돌아는 가는데, 보안은 엉망이고, 업데이트는 불가능하고.
실제로 영상에서 인용된 통계를 보면:
- 보안 전문가의 69%가 AI 생성 코드에서 심각한 보안 이슈를 발견했다
- AI 솔루션 중 실제로 보안 테스트를 통과한 건 겨우 10%에 불과하다
90%가 프로덕션에 올릴 수 없는 수준이라는 건데, 이건 좀 심각한 숫자다. 내가 회사 보안팀이어도 "바이브 코딩 좀 자제해주세요"라고 할 것 같다.
애플도 막았다, 오픈소스도 거부한다
더 흥미로운 건 플랫폼 레벨에서도 움직임이 있다는 거다.
애플(Apple)은 Replit 같은 바이브 코딩 앱의 업데이트를 차단했다. 이유는 앱 내에서 코드를 생성하고 동작을 변경하는 기능이 앱스토어 규정을 위반한다는 것이다. AI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통제 불가능한 코드 생성을 자기 생태계에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거다.
실제로 ZDNet 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AI로 만든 앱들에 대해 제동을 걸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들도 AI 생성 코드 기여(contribution)를 아예 금지하는 곳이 생기고 있다. PR(Pull Request)이 올라오면 AI가 작성한 건지 사람이 작성한 건지 구분이 안 되니까, 아예 자동으로 리젝트해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유지보수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반응이다. 저퀄리티 코드가 홍수처럼 밀려오는데, 일일이 검토할 리소스가 어디 있겠나.
그러면 AI 코딩은 쓸모없는 건가?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나온다. Stefan은 바이브 코딩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경험 있는 개발자가 AI 도구를 활용하면 생산성이 5~10배 높아진다고 말한다. 실제로 영상에서 그의 전 직원이 AI 디바이스를 시장에 내놓을 정도로 생산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례도 나온다.
핵심은 이거다:
- 애플리케이션을 어떻게 구조화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 AI를 어떻게 방향 지시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 분리된 관심사(Separation of Concerns), 디자인 패턴, 리팩토링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 원칙을 이해해야 한다
결국 AI는 도구일 뿐이고, 그 도구를 제대로 쓰려면 기본기가 있어야 한다는 뻔한 결론이지만... 뻔한 게 진리인 경우가 많다.
JP모건 같은 대기업은 개발자에게 AI 사용을 의무화하고 성과 평가에까지 반영하고 있다. 메타(Meta)는 일부 팀에서 코드의 75%를 AI가 작성하도록 추진 중이라고 한다. 스타트업 Ramp는 "AI 코딩 도구를 안 쓰면 언더퍼포밍"이라고까지 말한다.
방향은 명확하다. AI 코딩은 반드시 써야 한다. 다만, 아무나 아무렇게나 쓰면 안 된다는 것이다.
현업 개발자로서 느끼는 것
나도 요즘 실무에서 AI 코딩 도구를 꽤 적극적으로 쓰고 있다. 솔직히 보일러플레이트 코드 작성이나, 간단한 유틸리티 함수 만들때, 테스트 코드 초안 잡을 때는 진짜 편하다. 예전에 30분 걸리던 게 5분이면 끝나니까.
근데 이게 좀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으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AI가 만들어준 코드를 그대로 쓰면 나중에 분명 문제가 생긴다. 결국 코드 리뷰를 꼼꼼히 하고, 구조를 다시 잡고, 보안 체크를 하는 건 사람의 몫이다.
영상에서 Stefan이 말한 "최고의 개발자는 매우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고, 업데이트 가능한 코드를 작성한다"는 말이 계속 맴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이 원칙은 변하지 않을 거다. 오히려 AI 시대에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 AI가 뱉어낸 복잡한 코드를 단순하고 유지보수 가능한 형태로 다듬을 수 있는 능력, 그게 앞으로 개발자의 핵심 역량이 되지 않을까.
바이브 코딩, 어디에 쓰면 좋은가
영상의 결론 부분에서 Stefan이 정리한 바이브 코딩의 적합한 영역이 있다:
- 프로토타이핑: 아이디어 검증용으로는 최고다
- 내부 도구(Internal Tools):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간단한 도구들
- 아이디어 탐색: 이거 되나 안 되나 빠르게 확인해보는 용도
- 일회성 구현(Throwaway): 어차피 버릴 건데 빠르게 만들어보는 것
반면,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시스템이나 프로덕션 레벨의 서비스를 바이브 코딩만으로 만들겠다는 건... 글쎄. 좀 무모하다고 본다.
마치며
이 영상을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결국 기술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다. 도구가 아무리 좋아져도, 그 도구를 쓰는 사람의 역량이 결과물의 품질을 결정한다. 망치가 좋아졌다고 아무나 집을 지을 수 있는 건 아니듯이.
바이브 코딩의 거품이 걷히고 있는 지금이 오히려 개발자에게는 기회일 수 있다. AI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개발자와, 그냥 AI한테 떠넘기기만 하는 사람의 격차가 점점 벌어질 테니까. 나도 기본기를 더 다지면서 AI를 도구로 잘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된다.
어쩌면 바이브 코딩의 진짜 가치는, 코딩을 몰라도 앱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코딩을 아는 사람이 훨씬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데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참고 영상:
- Stefan Mischook - Vibe Coding Problems are Popping Up: https://www.youtube.com/watch?v=PZ_IMF-qzHc
참고 자료:
#바이브코딩 #VibeCoding #AI코딩 #AI슬롭코드 #개발자 #소프트웨어개발 #코딩 #AI개발도구 #프로그래밍 #개발자생산성 #애플앱스토어 #오픈소스 #코드리뷰 #80퍼센트문제
'일상 > 유튜브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코딩이 제일 먼저 사라진다" — Anthropic CEO 말 듣고 개발자인 내가 흔들린 이유 (0) | 2026.04.05 |
|---|---|
| 요즘 사람들이 ChatGPT 끊고 Claude로 갈아타는 진짜 이유 — AI 군사 윤리 논란 (0) | 2026.04.05 |
| 빅테크 해고는 왜 반복될까? 개발자가 본 구조적 원인과 생존 전략 (0) | 2026.04.05 |
| MS를 긴장시키는 Anthropic의 AI 에이전트, Co-work의 등장 (0) | 2026.01.30 |
| 중국 AI, 정말 무섭게 성장하고 있구나 (1) | 2025.09.12 |